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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병 치료하는 굼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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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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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은 눈병 때문에도 고생했다. 물론 그 뿌리는 간 질환이었다. 재위 30년 12월 11일 실록은 이렇게 적었다. 

"화증이 뿌리내린 지 이미 오래고 나이도 쇠해 날로 깊은 고질이 되어간다. 무릇 사람의 일시적 질환은 고치기 쉽지만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것은 화증이다. (…) 오랜 시간 수응하면 화염이 위로 올라 비록 한겨울이라도 손에서 부채를 놓을 수가 없다. 나의 눈병은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숙종 43년에는 눈이 어두워져 신하들의 보고조차 장지(壯紙)에 큰 글씨로 간략하게 쓰도록 했다. 심지어 혼례식을 올린 후 인사 온 왕세자 부부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내가 눈병이 이와 같으니 왕세자빈의 얼굴을 보고 싶어도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라고 탄식했다.

한의학은 눈을 불의 통로라고 본다. 어두운 밤길에서 고양이를 보면 눈이 파랗게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간 질환으로 발생한 분노와 초조함의 화병은 불의 통로에 불을 더해 안 신경을 위축시킨다. 숙종의 눈병에 내의원은 공청(空靑)이라는 약물을 썼다. 기록엔 "중국에서 어렵게 구한 귀한 약물"이라고 돼 있다. 한의학에서 밝히는 공청의 약리 작용은 이렇다.

"간에 화가 있으면 피가 뜨겁고 기가 위로 치솟아 혈맥이 통하지 않게 된다. 간에 열을 내리면 오장이 안정되어 눈의 여러 가지 증상이 회복되는데 공청의 찬 맛은 쌓인 열을 없애준다." 

하지만 실록은 공청이 그다지 효험이 없었다고 기록했다. 그렇다면 시력 감퇴 증상을 치료한 약은 무엇이었을까. 기록에는 없지만 추론하자면 굼벵이를 쓰지 않았을까 싶다. 중국 청나라 때 나온 약물학서인 <본경소증>은 굼벵이의 효능을 이렇게 설명한다.

"인체에서 피(血)는 음식물이 위장에서 삭고 삶아지고 쪄지는 더러운 상태에선 벗어났지만 맑은 에너지인 기(氣)로 변환되기 전 상태의 물질이다. 음식물을 받아들여 깨끗한 혈액으로 전환하는 역할은 간이 맡는다. 굼벵이는 더러운 두엄에서 태어났지만 가장 맑은 매미로 탈바꿈한다. 그래서 더러운 것을 맑게 하는 작용을 한다. 혈액이 말라들어 가거나 나쁜 피를 정화해 눈이 어두워지는 것을 치료한다." 

요즘 시중에서 간염이나 간경화에 굼벵이를 쓰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된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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