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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포럼] 굼뜬 느림보 굼벵이가 건강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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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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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곤충식품회사 대표들이 10월 전남 나주에 모였다. 농림축산식품부·전라남도국제농업박람회·전남도농업기술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1회 국제곤충산업 심포지엄’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자기 회사의 곤충제품을 홍보할 목적으로 참석한 이들은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곤충산업 현황을 접하고 나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우리 업체에 접근해 공동연구를 비롯한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내 곤충사육의 역사가 짧은 데 비하면 많은 연구를 통해 건강식품·스낵·사료 등 다양한 제품이 나왔다는 점이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국내 식용곤충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말 시장규모는 3000억원 규모이며, 2020년에는 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곤충은 식량뿐 아니라 기능성 소재, 농업자재 등 미래 농업자원으로 유망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또 곤충 사육은 다른 가축을 사육하는 일에 비해 친환경적이고 효율이 높다. 사료는 소의 4분의 1, 돼지의 2분의 1 정도가 소요된다. 화학농약·화학비료·가축분뇨 등 환경오염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워 공익적 가치도 높다. 곤충이 식용과 사료로 활용되면 식량문제와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도 있다.

곤충의 용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장수풍뎅이·사슴벌레 등은 학습용 또는 애완용으로 주로 쓰인다. 꿀벌·뒤영벌은 꽃가루를 옮기는 역할을 해 식물의 수정을 돕는다. 노동력 절감 효과가 40%, 품질 향상 효과는 27%, 수정률 향상 효과는 2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과수와 채소농가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무당벌레와 진디혹파리는 진딧물을 잡아먹어 살충제를 뿌리지 않아도 해충을 구제할 수 있다.

갈색거저리 유충은 고소한 맛을 낸다고 해 일명 ‘고소애’라고 불린다. 고단백 식품으로, 곤충형태 그대로 또는 분말형태로 빵이나 스낵에 이용된다. 양식용 어류의 사료나 애완용 동물의 고급 사료로도 쓰인다.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굼벵이)는 간 해독과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가격이 고가임에도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주변에서 곤충제품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식용곤충 카페가 생겨 곤충을 이용한 음료와 다과를 맛볼 수 있다. 농식품부도 곤충산업 발전을 위해 곤충 사육을 농업의 영역으로 편입시켰다. 식품 원료로 갈색거저리 애벌레 등 7종을 식약처에 등록했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용곤충 생산을 위해 열악한 곤충 사육환경 개선과 교육·홍보에 힘쓰고 있다. 인력 양성을 위해서 지역곤충자원산업화지원센터를 만들고, 곤충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지정했다. 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고, 판매를 활성화하고자 곤충요리 경연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곤충 관련 제품연구는 관련 업계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갈색거저리를 활용해 반려견의 간식이나 가금류·어류를 위한 사료도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수입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매일 먹는 단백질원인 육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축 사육과 가공 등 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배출되는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원인 물질이다. 곤충 사육은 메탄가스 배출을 줄이면서도 고단백 제품이어서 지구에는 물론 인간에게도 유익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우리도 이제부터는 곤충에 좀더 가까워지고 익숙해질 때가 됐다.

최근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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